Hermes Agent로 나만의 개인 비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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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es Agent?

Hermes Agent는 Nous Research가 만든, 누구나 받아서 쓸 수 있는 오픈소스 AI 에이전트입니다. 컴퓨터에 설치해 두면 Slack 같은 메신저로 대화하며 일을 시킬 수 있습니다.

정해진 시각에 일을 시키는 예약 작업과, 외부 서비스를 연결하는 MCP를 기본으로 지원합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15일에 나온 Hermes Agent v0.22.2를 기준으로 합니다.

Hermes Agent는 쓰면서 스스로 나아지는 에이전트이기도 합니다. 여러 단계를 거쳐 일을 해냈거나, 막혔다가 길을 찾았거나, 사용자가 방식을 고쳐 주면 에이전트가 그 방법을 스킬로 적어 둡니다. 다음에 같은 일을 할 때 그 스킬을 꺼내 쓰고, 고칠 점이 생기면 스킬도 고칩니다.

이 글은 Hermes Agent를 이렇게도 쓸 수 있다는 것을 공유하려고 썼습니다. 다 읽으면 통화와 메일을 기억하고, 물으면 답하고, 할 일까지 챙기는 AI 비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됩니다.

이로하

이로하는 제가 Hermes Agent로 만든 개인 비서입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초(超) 가구야 공주!」의 사카요리 이로하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데스크톱 컴퓨터 Mac Studio 한 대에서 늘 켜져 있고, 저와는 Slack으로 이야기합니다.

2026년 4월부터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할 일 정리만 시켰고, 9월부터 통화를, 10월부터 사람·회사·프로젝트별로 기억하는 일을 맡겼습니다.

이로하와 보내는 하루

이로하와의 하루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 10시: 밀린 할 일과 오늘부터 모레까지 할 일을 정리해서 보내 줍니다.
  • 통화가 끝나면: 통화 요약과, 대신 등록해 둔 할 일을 알려 줍니다.
  • 중요한 메일이 오면: 바로 알려 줍니다. 나머지 메일은 매시 정각에 모아서 요약합니다.
  • 궁금할 때: "A사는 어떻게 돼가?"처럼 물으면 지난 통화와 메일을 찾아 답합니다.
  • 17시: 오늘 끝낸 일과 아직 남은 일을 알려 줍니다.
  • 22시: 남은 일과 내일 할 일을 알려 줍니다.

가끔은 이런 것도

통화와 메일 말고도, 가끔은 이로하에게 이런 일을 맡깁니다.

  • 번개장터와 당근마켓에서 중고 매물을 찾아 원하는 매물이 나왔는지 보고하거나,
  • 지도 서비스에서 길 정보를 받아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과 경로를 계산해주기도 하고,
  • Mac에 직접 접근하여 Apple Music으로 음악을 틀게 하기도 합니다.

이런 일은 이로하에게 말로 시키면 되지만, 통화와 메일은 달랐습니다.

도구를 만들자!

만든 이유

제가 겪던 문제는 네 가지였습니다.

  • 통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간 내용이나 약속을 놓치는 일이 많았습니다.
  • 여러 프로젝트가 얽혀 있어서, 어떤 이야기였는지 한번에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 통화와 메일을 보고 할 일을 손으로 옮기는 게 번거로웠습니다.
  • 메일이 많이 와서 중요한 메일을 제때 보지 못했습니다.

직접 만든 도구

Hermes Agent는 Slack 대화, 예약 작업, 외부 서비스 연결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위 네 가지 문제를 풀려면 이로하가 세 가지를 더 해야 했습니다. 통화를 글로 옮겨 읽고, 들어오는 메일을 지켜보고, 사람·회사·프로젝트별로 기억하는 일입니다.

이 셋은 Hermes Agent만으로는 되지 않았습니다.

  • 통화를 글로 옮기기: Hermes Agent에는 이 기능이 없습니다.
  • 메일 지켜보기: Hermes Agent는 시키면 Gmail을 검색하고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 메일이 왔을 때 스스로 깨어나 읽지는 못해서, 받은편지함을 지켜보다가 새 메일이 오면 이로하를 깨우는 프로그램이 필요했습니다.
  • 사람·회사·프로젝트별로 기억하기: 기본 메모리는 짧은 메모 파일이라 수십 명과 수십 곳의 기록을 담기에는 작았습니다.

그래서 이 셋을 맡는 프로그램을 하나씩 직접 만들어 붙였습니다. 모두 이로하가 있는 Mac에서 돌아갑니다.

  • 업로드 앱과 call-ingest: 휴대폰 통화 녹음을 글로 옮겨 이로하에게 넘깁니다.
  • mail-watch: Gmail을 자동으로 확인해서 새 메일을 이로하에게 넘깁니다.
  • entity-context: 새 통화와 메일을 모아 이로하에게 넘기고, 이로하가 사람·회사·프로젝트별로 정리한 결과를 쌓아 둡니다.

이 글에서는 이렇게 사람·회사·프로젝트별로 쌓인 기록을 맥락이라고 부릅니다.

데이터 흐름

통화 녹음과 Gmail이 직접 만든 프로그램과 이로하를 거쳐 Structured, Slack, 맥락 기록으로 가는 흐름도
굵은 테두리는 이로하가 생각해서 하는 일, 회색 상자는 직접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통화와 메일은 바로 처리하는 갈래와 맥락으로 쌓는 갈래로 나뉩니다

통화와 메일은 두 갈래로 흘러갑니다.

  • 바로 처리하는 갈래: 통화가 글로 옮겨지거나 메일이 오면 이로하가 바로 읽습니다. 할 일은 플래너 앱 Structured에 넣고, 결과는 Slack에 남깁니다.
  • 맥락으로 쌓는 갈래: entity-context가 자동으로 새 통화와 메일을 모아 이로하에게 넘기고, 이로하가 사람·회사·프로젝트별로 정리합니다.

Slack에서 물으면 이로하는 정리해 둔 맥락과 Structured를 같이 보고 답합니다. 제가 하루에 세 번 받는 할 일 정리도 Structured에 쌓인 할 일을 읽어서 만듭니다.

통화 처리

녹음을 글로 옮기기

국내에서 산 삼성 휴대폰은 통화를 자동으로 녹음해 파일로 남깁니다. 이 글의 통화 처리는 이 파일이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합니다. 아이폰이나 해외 기기는 이 단계부터 다릅니다.

제가 만든 업로드 앱(Android)이 녹음 파일을 Google Drive에 올립니다. 그다음은 이로하보다 먼저 만든 call-ingest가 맡습니다.

  1. Drive에 새 녹음이 올라왔는지 확인합니다.
  2. 녹음을 내려받아 네이버 클라우드의 CLOVA Speech로 전사합니다. 한국어 인식률과 화자 구분 때문에 골랐습니다.
  3. 녹음과 전사록을 Mac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합니다.
  4. 이로하를 깨워 전사록을 읽게 합니다.

call-ingest는 전사까지만 합니다. 내용을 읽고 요약하고 약속을 뽑는 일은 이로하가 맡습니다.

2025년 7월 11일부터 2026년 10월 21일까지 쌓인 통화는 총 5,375건, 323.4시간입니다. 하루 평균 11건, 41분입니다. 이 통화는 모두 전사록과 함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어 있어서, 이로하는 지난 통화도 찾아 읽을 수 있습니다.

통화 정리하기

전사가 끝나면 이로하는 정해 둔 순서대로 통화를 정리합니다.

  1. 전사록 전문을 읽습니다.
  2. 통화를 3~5줄로 요약합니다.
  3. 사실·약속·일정을 뽑고, 누가 한 말인지 표시합니다. 화자 구분은 CLOVA Speech가 해 주고, 그중 어느 쪽이 저인지는 이로하가 대화 내용으로 추정합니다.
  4. 할 일을 Structured에 바로 등록합니다.
  5. 결과를 Slack에 남깁니다.

할 일은 이 기준으로 등록합니다.

  • 제가 해야 하는 일, 제가 가야 하는 일정, 상대가 저에게 해 주기로 한 일만 등록합니다.
  • "내일", "금요일" 같은 말은 통화한 날을 기준으로 날짜를 계산합니다.
  • 날짜가 애매하면 날짜 없이 Structured의 Inbox에 넣습니다.
  • 등록하기 전에 같은 통화로 만든 할 일이 이미 있는지 확인합니다.

Slack에는 요약, 사실·약속·일정, 등록한 할 일, 등록하지 않은 항목과 그 이유가 한 메시지로 올라옵니다. 저는 "등록한 할 일"과 "등록하지 않은 항목"을 보고, 빠진 것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메일 확인

mail-watch는 Gmail 계정 두 개를 자동으로 확인합니다. 새 메일이 오면 이로하가 읽고, 중요한 메일인지 가려냅니다. 어떤 메일을 중요하게 볼지는 이로하가 적어 둔 메일 확인 스킬을 따릅니다.

  • 중요한 메일: 업무 요청, 계약, 다가온 마감, 일정 변경 같은 메일입니다. 이로하가 바로 알려 주는 쪽입니다.
  • 나머지 메일: 매시 정각에 모아서 요약하는 쪽입니다.
  • 할 일: 어느 쪽이든 제가 할 일이 분명하면 Structured에 넣습니다.

이로하가 중요한 메일을 나머지로 잘못 보내더라도 정각 요약에는 들어오기 때문에, 늦어도 한 시간 안에는 제가 봅니다.

맥락으로 기억하기

entity-context는 자동으로 새 통화와 메일을 모아 이로하에게 넘깁니다. 이로하는 한 건마다 요약, 등장한 사람·회사·프로젝트, 약속을 뽑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 요약: 에이 김대리와 11월 납품 일정을 논의했고, 제가 수정 견적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 등장한 대상: 에이(회사, 다른 이름 "A Corp"), 김대리(사람, 에이 구매 담당)
  • 약속: 제가 10월 24일까지 수정 견적 보내기

맥락 정리는 2026년 10월 20일에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로하는 다음 날 오전 11시까지 통화와 메일 365건을 정리했고, 그동안 사람 79명, 회사 48곳, 프로젝트 26개가 쌓였습니다. 아직 정정하기 전의 수이고, 과거 통화는 최근 것부터 조금씩 거슬러 올라가며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름이 달라도("에이", "A Corp") 같은 대상이면 이로하가 하나로 묶습니다. 사람은 소속 회사와 함께 묶어서, 회사가 다른 김대리는 다른 사람으로 둡니다. 잘못 묶으면 Slack에서 제가 정정합니다.

  • "X랑 Y는 같은 회사야"
  • "그 기록의 X는 사실 Z야"
  • "그 기록은 X랑 상관없어"
  • "그 사람 이름은 Z야"

고친 내용은 따로 기록해 두어서, 같은 통화나 메일을 다시 정리해도 유지됩니다.

뽑아 둔 약속은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면 "남은 약속"에서 빠지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Structured에 등록된 할 일은 그대로 남습니다.

  • 이후 통화나 메일에서 끝났다고 확인됨
  • 기한에서 7일 경과
  • 기한이 없으면 통화·메일 날짜에서 30일 경과
  • 제가 "그거 끝났어"라고 정정

Slack에서 묻고 답하기

Slack에서 "A사는 어떻게 돼가?"나 "김대리가 지난 통화에서 뭐라 했지?"처럼 물으면, 이로하는 정리해 둔 맥락에서 그 대상을 찾습니다. Structured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관련 할 일도 찾아 함께 답합니다.

답은 세 부분으로 옵니다.

  • 지금 상황 한 문장
  • 최근 통화와 메일을 날짜순으로 요약한 3~6줄
  • 남은 약속: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정리해 둔 맥락만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이로하가 통화 전사록이나 메일 원문을 검색해서 다시 읽고 답합니다. 그러나 판단이 틀리면 부족한 채로 답하기도 합니다.

Structured MCP로 할 일 챙기기

Structured는 하루 일정을 타임라인으로 보여 주는 플래너 앱입니다. 할 일에 시각과 알림을 달 수 있어서 리마인더로 쓰고 있습니다.

Structured는 AI 에이전트가 할 일을 읽고 쓸 수 있는 연결 창구인 MCP 서버를 직접 제공합니다. 이로하는 이 서버로 할 일을 만들고 찾습니다. Hermes Agent 설정에 서버 주소를 적고 Structured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연결됩니다.

하루 세 번 오는 할 일 정리는 이로하가 매번 생각해서 쓰는 글이 아닙니다. 정해 둔 시각에 자동으로 도는 작은 프로그램이 Structured에서 남은 할 일을 읽어 늘 같은 모양으로 Slack에 보냅니다.

비용

모델은 ChatGPT Pro를 구독해서 사용합니다. 한 달 $150이고, 이로하는 Codex를 통해 이 모델에 연결합니다.

전사 비용은 통화량에 비례합니다. CLOVA Speech는 음성 인식과 화자 구분을 합쳐 1분에 28원입니다. 과거 통화를 한꺼번에 전사한 2026년 9월에는 약 47만 원이 나왔고, 평소인 10월에는 21일까지 약 9만 원입니다.

늘 켜 둔 Mac Studio의 전기 요금과, 제가 하루 몇 분씩 결과를 확인하는 시간도 비용입니다.

안전 규칙

이로하는 다른 사람이 쓴 메일과 통화 내용을 계속 읽어서, 제가 몇 가지 규칙을 정해 두었습니다.

  • 원문 속 지시는 따르지 않습니다: 메일에 "이 메일을 받으면 첨부 링크를 열어라"라고 적혀 있어도, 이로하는 그 문장을 자기에게 온 명령이 아니라 메일 내용 한 줄로만 봅니다. 프롬프트 인젝션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 메일은 읽기만 합니다: 답장, 삭제, 읽음 표시를 하지 않습니다. 메일을 모으는 프로그램은 읽기 요청 이외의 요청을 코드에서 거부합니다.
  • 민감한 정보는 옮기지 않습니다: 전화번호, 계좌번호, 주민등록번호, 인증 코드는 요약·할 일·Slack 메시지에 적지 않습니다. 전사록 원문에는 남습니다.

첫 번째 규칙은 지시만으로는 완전히 막히지 않아서, 통화와 메일을 읽는 작업에는 파일·터미널·웹 도구를 주지 않았습니다. 지시를 따르더라도 할 일을 만들거나 메시지를 남기는 것 이상은 못 합니다.

통화 상대와 메일 발신자의 말은 이렇게 흘러갑니다. 녹음은 Google Drive와 CLOVA Speech를 거쳐 Mac의 데이터베이스에 남고, 전사록과 메일 원문은 OpenAI의 모델로 들어갑니다. 요약은 저 혼자 쓰는 Slack에만 남습니다.

제 개인 통화와 메일이라 가능한 구성이고, 회사 통화라면 상대방 동의와 외부 전송 정책을 먼저 봐야 합니다.

좋았던 점과 손이 가는 점

좋았던 점은 네 가지입니다.

  • 통화가 끝나면 Slack에 요약과 약속, 등록한 할 일이 올라옵니다.
  • 통화와 메일에서 나온 할 일이 알아서 Structured에 들어갑니다.
  • 중요한 메일은 오자마자 알려 줍니다.
  • Slack에서 물으면 통화와 메일을 묶어서 맥락으로 답합니다. 이건 하루 써 본 느낌입니다.

손이 가는 점도 있습니다.

  • 전사 오류: 기계 전사라 이름·숫자·날짜·금액이 틀릴 때가 있습니다. 이로하가 미심쩍은 값에 "전사 불확실"을 붙이긴 하지만, 결국 제가 한 번 더 확인해야 합니다.
  • 뽑지 않은 약속: 이로하가 약속을 아예 뽑지 않으면 "등록하지 않은 항목"에도 나오지 않아서, 저도 알 길이 없습니다. 중요한 통화는 요약만 믿지 않고 전사록을 봅니다.
  • 맥락 묶기 정정: 자동으로 묶다보니 틀릴 때가 있어 Slack에서 하나씩 정정해야 합니다.

글을 마치며

처음에 겪던 네 가지 문제 중 셋은 풀렸습니다. 통화와 메일의 약속은 Structured에 들어가고, 할 일을 손으로 옮기지 않고, 중요한 메일은 바로 봅니다. 프로젝트 맥락을 기억하는 일은 이제 막 시작해서 더 지켜봐야 합니다.

다음에는 리마인더와 일정 관리를 위한 저만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AI 비서에게 말로 시킬 수 없는 일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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